스페인 문화 순례, 김창민 편
22년 바르셀로나를 다녀와 스페인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샀던 책이다. 서울대학교 라틴아케리카연구소에서 기획한 이 책은 딱 대학교 교양 강의 교재 수준의 내용으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를 훑어준다.
22년에 절반 정도 읽던 도중 책 읽는 취미가 끊겨서 영영 못 끝내는 줄 알았지만 올 여름 다시 한 번 붙잡고 끝까지 읽었다. 스페인 북부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전보다는 약해졌지만 그렇다고 그 가능성마저 놓지는 않았다. 스페인은 여전히 내게 매력적인 나라로 남아 있다.
신학자 하비 콕스는 축제란 평상시에는 억압되고 무시되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허용된 기회로 정의한다. 그리고 의식적 과잉, 축의적 긍정성, 병치성을 축제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요소로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의식적 과잉이란 축제가 허용한 시간 내에서는 고의적으로 지나친 짓을 함으로써 평시에는 허용되지 않던 행위들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축의적 긍정성은 축제는 언제나 삶을 긍정하는 자세를 요구하는 것이며 병치성은 의식적 과잉성과 직결된 것으로 축제는 일상적 삶과 뚜렷하게 대조, 대비되는 특성을 지니는 것이다. 결국 축제란 의식적 과잉을 통해 일상의 삶으로부터 순간적으로 일탈함으로써 일상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는 것이며, 이때 일탈은 삶을 타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역사의 연속성을 한층 강하게 느끼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