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결 블로그 ✍️ 💻 📷 🍻

빈 옷장, 아니 에르노

나는 선생님께 왜 매번 늦었는지, 단추, 준비되지 않은 아침 식사, 오전 배달에 관해 설명한 후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한숨을 쉬었다. 어느 날 선생님은 폭발했다. 《학생의 어머니는 어떻게 점심에 방을 정리할 수 있죠? 매일? - 날마다 달라요. 어떤 때는 오후에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하지 않아요. 시간이 없으시거든요.》 나는 기억을 더듬어 본다. 《지금 장난하는 건가요? 내가 학생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거라고 생각해요?》 옆에 있던 여자아이가 알려 준다. 침대는 아침에, 게다가 매일 정리해야 하는 거라고 《정말 특이한 집에 사는 모양이구나!》 다른 여자애들은 등을 돌리고 자기들끼리 수군거린다. 웃음, 행복, 갑자기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 알겠다.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믿고 싶지 않은데, 왜 나는 저 아이들과 달라야 하는가, 배에 단단한 돌덩이가 들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눈물 때문에 눈이 따갑다. 이제 더 이상 예전과 같을 수 없다. 이것은 모욕이다. 학교에서 나는 모욕을 배웠고, 모욕을 느꼈다.

나프탈렌 속의 바느질 재료를 계산대 밑에 쑤셔 넣고 통로에 굴러다니는 상한 과일은 발로 밀어서 넣는다. 자연 과학 시간에 나는 위생 규칙, 세균과 싸우기, 건열 살균기, 물의 살균에 대해 배웠고, 파테와 치즈 주변을 또는 파리를, 담배꽁초를 손으로 줍는 어머나를, 썩은 것을 연기 속으로 내보내는 알코올 중독 결핵 환지와 그 연기가 카페에서 주방까지 누비다가 우리 접시 위를 떠다니는 것을 본다. 씻는 일, 강박, 사방에 거품이 넘치는 커다란 욕조. 행복. 내 첫 번째 샤워는 18살에 대학 기숙사였다. 즐거움을 느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빨래한 날의 냄새가 있었고, 옆에 있는 여자애가 몸을 문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불편했다.

그리고 《너는 나중에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좋은 직업을 갖도록 공부하라고!》 어떻게 내가 르쉬르 식료품점에서 치과의 가죽 소파로, 통조림으로 덮인 쇼원도에서 차가운 철문으로 넘어가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어쨌든 그들은 늘 내 부모이며 나는 그들의 푸념과 취향, 말하는 방식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이곳을 빠져나가서 신분 상승하는 것을 막을 것이다. 나는 다른 애들과 다르다. 그 애들은 가족을, 대부를 얘기하며 행복하다. 나는 누가 가족에 대해서 말하면 진짜 가족이 따로 있는 것처럼 말한다.

3년 전에는 나를 알지도 못했던 남자들. 내 복수다. 뒤섞인 쾌락과 순수함. 나는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서 태도, 단어, 취향을 가져간다. 도미닉에게서는 요가와 듀크 엘링턴을, 장폴에게서는 애니메이션을, 어떤 때는 아무것도 없을 때도 있다. 나는 시간이 없다. 빨강 머리부터 마지막 두 번째 남자까지 나는 즐겼고, 그들의 숨결, 좋은 가정 교육, 타인의 가족 안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러나 거기에도 내가 어린 시절에 저지른 죽을죄를, 입과 손가락, 고추를 떠는 별 볼 일 없는 늙은이들의 잡거 생활을, 작업복을 입은 이들을, '니니즈 가까이 와 봐’라고 말하는 손이 더러운 페인트 공들을 지워 줄 만큼 충분한 남자는 없었다. 쾌락, 그것은 내가 정복한 것이다. 부모님은 아무 잘못이 없다. 부와 풍족함의 시간, 바칼로레아, 가벼운 연애. 열여덟. 성공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