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결 블로그 ✍️ 💻 📷 🍻

김대중

34번째 생일을 앞둔 토요일 김대중의 공연을 봤다. 김대중. 2012년에 발매된 기념비적 앨범 <블루스 더, Blues>의 1번 트랙 <300/30>에서 처음 만난 아티스트. ’삼백에 삼십’이라고 읽어야 하는 저 트랙에 담긴 지극히도 한국적인 블루스 감성은 깊은 인상을 남겼고 원래도 블루스를 좋아하는 나는 금방 그의 팬이 되었다. 여담으로,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당시엔 가사에 나오는 평양냉면 메타포가 무엇인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 때까지 평양냉면이라는 것을 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여튼 이듬해 <300/30>은 한대음 올해의 노래 후보로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물론 수상은 실패했다. 그 해 한대음 올해의 노래가 무엇인지 아는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5월에는 정규 1집 <씨 없는 수박>이 발매되고 김일두, 김태춘과 함께 프로젝트 밴드 삼김시대 투어도 돌며 이제 한국 땅에도 블루스 르네상스가 찾아오는구나 싶었지만 대충 그쯤까지였다. 생각해보니 태울가요제에 <유도 블루스>라는 노래를 지어 나간 것도 김대중에게 받은 영향이지 않을까. 발로 만든 노래였지만 본선에 올라가는 기적을 보이고 거짓말 같이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내 다음 가수가 누구였는지 아는가? 에일리였다. 어쩌라고? 넵…

살면서 가장 오래 다닌 단골 술집에서 김대중의 공연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