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결 블로그 ✍️ 💻 📷 🍻

코비 브라이언트

블랙 맘바가 사고로 세상을 떴다는 황망한 소식을 접한 것은 지난 1월 도쿄에서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는 새벽 열차에서였다.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한 번에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지만 “공신력을 갖춘” 매체들의 보도를 보며 한 시대를 풍미한 스포츠 영웅의 죽음을 기렸다. 당시 시각이 한국 시간대 기준으로 너무 일렀기에 트위터에서야 여러 사람들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개중에 눈에 띄는 트윗이 있었다. 소싯적부터 팔로하던 에반 레이첼 우드의 트윗이었다.

“What has happened is tragic. I am heartbroken for Kobe’s family. He was a sports hero. He was also a rapist. And all of these truths can exist simultaneously.”

덕분에 금시초문이었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언제나 그래왔듯 그럭저럭 넘어가진 사건이었다. 그리고 저 지극히 합리적이나 문제적이라고 표현되는 트윗에 대한 반응을 봤다. 딱히 예상에서 빗나가는 지점은 없었다. 언제나 그래왔듯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딱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고 그 인식은 이 세상이 망자를 기억하는 방식에 매우 명확하게 반영되었다. 그 편향된 방식이 이 사회에 줄 영향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고개가 저어진다.

퇴근하고 술을 한잔 걸치고 들어오니 저 날의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 일이 있었다. 마지막 문장에 명복을 빈다고 썼던 것을 자고 일어나 고쳐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