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트 트레이닝과 더닝 크루거 곡선
웨이트 트레이닝을 취미로 들인 지 2년 반 정도가 되자 겨우 이 분야에 성공적으로 입문했다는 생각과 함께 나 스스로가 더닝 크루거 곡선의 "우매함의 봉우리"와 “절망의 계곡”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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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매함: 옆에서 쇠질하는 사람들의 자세를 유심히 보면서(노골적으로 쳐다보진 않고 흘끔흘끔 본다) 저런 동작은 부상의 위험이 있거나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데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별로 안 한 것 같은 사람이 힘을 여기에 어쩌구 자세가 어쩌구 하는 이야기를 하며 운동 버디에게 잔소리를 하면 빨리 그 자리를 뜨고 싶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도 같이 운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분명히 저런 이야기 한 두번은 던졌을 것이고 내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어디서 운동 잘못 배워왔구먼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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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벌크업은 이 정도면 됐다 싶은 마음으로 식단을 조절하며 체지방 줄이기에 몰두를 하던 차, 벤치 프레스 100kg이라는 숫자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1회를 제대로 하는 것에 아직 성공하지 못했으며 두 번 바벨에 깔려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앞으로 한 2-3개월은 가슴 운동에 집중하고 단백질을 더욱 많이 섭취해야 안정적으로 들 수 있는 무게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는 한 110kg 정도를 겨우 들어야 100kg를 거뜬히 들 수 있을 것인데 과연 내 작고 약한 몸뚱아리가 110kg이라는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 이 맛없는 콩 단백질 보충제를 하루에 2-3회 더 먹을 수 있을까…? 점점 각박해지는 삶 속에서 지금의 운동 시간이라도 보장 받을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 우매함과 절망을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만 삭인다는 것으로, 빨리 이 시기를 지나서 "깨달음의 비탈길"로 올라서길 바란다. 어제 흠뻑 섭취한 알콜을 땀으로 뿜뿜하고 온 어느 일요일 아침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