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결 블로그 ✍️ 💻 📷 🍻

초격차, 권오현

일반적으로 리더의 유형을 말할 때, 이 네 가지 외적 덕목을 분리하는 경향을 저는 자주 보았습니다. 카리스마적 리더, 실행력이 뛰어난 리더,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능숙한 리더, 새로운 조직을 만들 때 필요한 리더 등으로 타입을 분류합니다. 리더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특징과 장점에 주목하는 분류 방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편의적이고 작위적인 발상인 듯합니다. 최근 요구되는 리더십의 형태가 변했다고 해도 한국적인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리더를 마치 야구의 구원투수처럼 동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조직을 잘 만드는 리더를 투입했다가, 조직을 안정시킬 단계에 왔다고 해서 그 리더를 다른 사람으로 갑자기 교체할 수 없습니다.

승진한 임원들에게 나타나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회의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입니다. 직접 여러 부서의 보고를 받고 다양한 현황과 정보를 확보하면 그것으로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었다고 착각하는 현상입니다. 자신의 정보력은 증대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지식은 이미 회사 내에 있던 것을 옮겨놓은 것뿐입니다. 팀이나 회사 입장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게다가 이런 정보의 축적을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하면 자기 자신이 그 분야에서 제일 많이 안다고 자만하게 됩니다. 결국 다른 부서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단적인 모습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임원이 갖추어야 할 실력은 회사 내에 있지 않던 지식을 쌓는 것을 말합니다. 임원의 실력이 늘어야 담당 부서를 잘 운영하게 되고, 회사가 기대하는 공헌을 할 수 있습니다.

인물 위주로 조직도를 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특정 인물이 특출한 재능을 가지고 있을 때, 또는 자신이 아끼는 사람이 있을 때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만약 인물을 중심으로 조직도를 짜게 되면 R&R이 흐트러지거나 옥상옥 구조를 만들기 십상입니다.

매일 '오퍼레이션’에만 주력하는 회사에서는 기껏해야 단기적인 '솔루션’만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조직의 미래가 지금보다 개선되기를 원한다면 다양한 문제 해결 방식이 축적되어야 합니다. 오퍼레이션 조직에 머무르면 그 기업에서는 '스타’가 탄생합니다.

제 원칙을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모든 지시나 결정은 보편적인 규칙이나 상식적 판단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업부를 관장하다 보면 각기 다른 상황에 맞게 대응하기 위해서 본인조차 나중에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 일반적인 상식이나 보편적인 원칙에 근거해서 결정과 지시를 내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나중에 그 지시나 내용을 본인 스스로 기억해내거나 추론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