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결 블로그 ✍️ 💻 📷 🍻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드먼

12월은 꽤나 가혹한 달이었다. 연말을 적당히 넘길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12월의 첫 근무일인 12월 3일 오후에 산산조각이 났고, 그 날 오후에 떨어진 두 가지 프로젝트(는 물론 연내에 꼭 끝이 나야 한다고 그렇게 강조, 또 강조를 했지만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굳이 그랬어야만 했나 하는 물음표가 뜨기는 한다.) 중 하나의 공수 산정을 잘못하는 바람에 업무량을 온전히 내가 떠안아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연말 약속은 대부분 나갔고, 야근은 하고, 약속 없는 주말/휴일에는 집에서 일했다. 12월 31일에는 여차저차 계획된 두 프로젝트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지만 나는 몸살에 걸렸다.

그 가혹한 12월에 내가 몸살에 걸려가며 익힌 것이 있다면, 1) 내가 쳐낼 수 있는 업무량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으며, 2) 그 한계에 업무량이 다다르기 전에 적당히 주변 사람과 일을 나누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더 행복한 결론을 도출하고, 3) 일단 일을 나누었으면 담당자의 능력과 책임감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내 일에 집중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1월에 와서 뒤늦게 읽은 <멀티플라이어>는, 크게 보면 요 위의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인 예시와 활동 강령을 덧붙여 만든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여기에 정리해두는 발췌문들은 어리석었던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종종 내가 스스로를 돌아볼 때 다시 읽을 요량으로 남기는 것이다.

리더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알고 있는 것에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는가이다. 팀원들이 얼마나 똑똑한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팀원들의 지성을 얼마만큼 끌어내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그의 멘토는, 리더의 일은 다른 사람을 무대로 오르게 하는 것임을 가르쳤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전보다 덜 통제적이 되었으며 사람들을 압박하는 대신 자유를 주는 법을 배웠다. 전에는 직접 개입해서 일을 해치웠다면, 이제는 물러설 줄 알았다. 다른 사람들도 잘한다는 것을, 놀랍게도 자기자신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리더가 질문과 답 2가지 모두에 탁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을 하게 된다. 반면 리더가 모든 답을 알 필요가 없다는 점을 받아들이면 그때부터 자유롭게 더 크고 도전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고난도의 일도 추구할 수 있다.

기회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기회를 보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두 눈으로 직접 필요성을 보면 문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후 리더는 사람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맡기고 물러선다.

멀티플라이어는 결과에 대한 소유권을 사람들에게 주고 그들의 성공에 투자함으로써 독립적인 일꾼을 만든다. 리더가 항상 곁에 있을 수는 없으므로 팀원들이 스스로 헤쳐 나가고 리더가 현장에 없어도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레이는 다른 사람의 똑똑함을 발견하는 능력이 있었고 사람들에게 현재의 역량을 넘어 더 많이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소유권을 주되, 현재의 능력에 맞는 소유권이 아니라 항상 한 단계, 가끔 두 단계 높은 소유권을 중었다.

리더가 투자자가 되어 사람들의 역할을 확대하면 그 역할을 하는 사람 역시 커진다. 역할이 커지면서 공백이 만들어지는데, 이 공백은 채워져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