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보충제
지난 해 마지막 주부터 시작된 나의 30대 운동 생활은 올해 전반기까지 6개월 간의 PT기와 사무실 이사로 인한 2개월의 휴식기, 그리고 지금의 헬스장 다니기까지 약 1년 동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확실히 PT를 받지 않다보니 여러모로 운동에의 의지나 운동량의 빡센 정도가 떨어지는 것을 어쩔 순 없지만 그래도 이젠 데일리 근육통이 몸에 익었는지 일주일에 세 번은 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가게 된다. 이 1년여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거의 빼먹지 않고 지켜온 것이 있다면, 운동을 안 했으면 안 했지 운동을 할 때는 거의 무조건 보충제를 먹는 것이었다. 무엇이든 마시는 거라면 팍팍 땡기는 천성 때문인지, 한창 잘 챙겨먹을 때는 일어나서 한 잔(?), 운동하고 한 잔, 그리고 저녁~밤에 한 잔, 이렇게 총 세 잔을 먹었다. 잘도 먹었다.
하지만 지난 주의 마지막 스쿱을 끝으로 당분간은 보충제를 먹지 않으려고 한다. 일단 너무 귀찮고 맛도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고 엄청 생색내는 사람 같고 괜히 쉐이커라도 집에 놓고 온 날에는 운동에의 의지가 너무나도 떨어지는 부작용도 있으며 돈도 들고 설거지도 귀찮고 솔직히 안 먹고 운동을 해본 적도 없으니 이게 실제로 내 몸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해본 경험 자체가 없어서 진짜 안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이 주의 첫 출근날인 오늘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문득 내가 무의식적으로 쉐이커를 챙겼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이렇게 정신 안 차리고 살다가 훅 가겠구나…는 아니고 이게 뭐라고 이렇게 습관이 들어버렸구나 하는 마음에… 그만…
여튼 보충제를 좀 쉬는 김에 감량도 도전한다. 운동은 계속 된다. 직업병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