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 인조가죽 카드홀더
작년 추석,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히드로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파운드를 털어 살 것이 없는지 두리번거렸는데 마침 영국의 상징 버버리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들어가봤다. 원체 몸에서 뿜어내는 바이브가 버버리 같은 브랜드의 제품과는 궁합이 맞지 않아 탐나는 것이 없었지만 카드 홀더만큼은 눈에 쏙 들어왔다. 당시로부터 약 수개월 전 지갑을 분실한 뒤로, 다시는 흔히들 말하는 모양의 "지갑"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한 터에 작은 카드 홀더는 그럭저럭 부담도 없고 휴대도 용이해보였다. 그래서 샀다. 그리고 잘 썼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녀석의 가장자리가 막 손상되기 시작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꼭짓점이 까지는 것은 그래 솔직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저렇게 모서리 부분의 접합이 벌어지는 것엔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문제의 원인을 몇 가지 생각해봤다.
- 물건을 험하게 쓴 이한결: 하지만 나는 물건을 험하게 쓰는 사람은 아니다.
- 물건을 잘 버리게 만든 버버리: 버버리 제품이 원래 잘 버리게 되어서 버버리?
- 물건은 잘 만드는 버버리지만 외장이 PVC로 만든 것은 별로다?
- 기타: 나는 오늘 합주를 하기 위해 이 더운 날씨에 회사에 기타를 들고 왔다. 그래서 예민해졌다.
여튼 더운 날 건강들 조심하세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