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일요일에는 관악산을 다녀왔다. 2016 년, 다니던 회사의 또래 친구들과 다녀온 뒤 처음으로 가는 관악산행이었다. 날씨가 정말 더웠고 사당역에서 올라가는 길이 생각보다 험했음에도 별탈 없이 무사 귀환했다. 약 5 시간 정도 이어진 등산 및 하산 중 느꼈던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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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최고 성과인 PT 이후 불어난 몸무게 때문인지 땀이 이전보다도 더 늘어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원래도 땀이 적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름 아웃도어 활동이라며 바튼웨어의 반팔 티셔츠를 입고 산을 올랐는데 한 30 분도 채 되지 않아 무슨 물에 빠졌다가 나온 사람처럼 옷이 젖었다. 아무래도 면 소재보다 더 수분이 잘 마르는 재질의 옷이 필요한 것 같다. 금요일에 집 근처 노스페이스 아울렛을 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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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이야기를 이어가면 배낭 이야기도 할 수 있다. 당일치기 산행이야 별로 들고 갈 짐이 없으니 적당히 쿠션감이 있는 가방 끈과 등판이 있는 가방이면 뭐든 괜찮겠지만 기왕이면 상반신 전체로 무게를 분산할 수 있는 버클이 있거나 메쉬 소재 등을 사용해 통풍이 더 잘 되면 좋지 않겠나 싶다. 그래서 일상에서도 사용하기 무난한 그레고리 배낭을 하나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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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땀 이야기 꼭지로는 선블록에 대한 것이다. 분명히 집을 나서기 전에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얼굴과 목, 팔에 선블록을 찹찹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땀에 다 씻겨 내려가서인지 나는 하루만에 눈에 띌 만큼 탔다. 왜 등산 아재들은 이 더운 날씨에도 긴팔 상의나 팔 토시를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타는 게 신경 쓰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이유가 있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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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PT 의 영향인데, 체중 때문에 무릎이 좀 더 자극 받는 느낌이 들었으나 허벅지 성능은 만족할 만했다. 전자에 대해서는 등산 스틱으로 대처를 해야 할 것이고, 후자에 대해선 일단 추석 때까지라도 하체 운동을 더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등산 스틱은 레키의 제품이 좋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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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유익한 활동이라 누구에게나 쉽게 권하고 싶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빼박 한국 남성 꼰대 문화의 결정체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감이 없잖아 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의 95% 이상은 흘려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럴 때 양팔의 문신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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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매일 조금씩 등산용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구글링을 하고 있다. 이것저것 보는 것마다 탐이 나고 갖고 싶고 하는 것을 보면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 제목이 떠오르며 '나는 아재가 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떠다니게 되는데… 이제 일상에서 등산복을 입고 다닐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도봉산을 갈 것이다. 날씨가 조금이라도 도와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