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결 블로그 ✍️ 💻 📷 🍻

J. M. Weston 골프 더비 슈즈

발이 작은 사내로 30 년 남짓을 살았다. 발이 작은 사내로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한줄평을 해보자면, 발이 작은 사내로 사는 것에 크게 불편함은 없다. 다만 다른 신체에 비해 발이 크게 작은 탓인지, 일반적인 발보다 발등이 높은 편이라 착화감이 떨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30 여년을 그렇게 살면 그마저도 익숙하다. 그냥 나는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인 것이다.

발이 작은 사내로 사는 것에 좋은 점이 있다면, 유니섹스가 아닌 라인의 경우 내 발 사이즈가 희귀한 편이라 가끔 좋은 물건을 아주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나이키 신발을 GS 로 신을 수도 있고 맨 사이즈로 신을 수도 있다. GS 에서는 최대 사이즈고 맨으로는 최소 사이즈기 때문에 재고도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지난 목요일 연차를 내고 딩가딩가 놀던 중, 갤러리아에 수선을 맡긴 코트를 찾으러 갔다가 희대의 장사꾼인 형을 만나서 가죽 신발을 하나 샀다. 이번에도 작은 발 덕을 톡톡히 봤다. 무슨 말이냐면 정가에 비해 크게 낮은 가격으로 샀다는 말이다. 가장 작은 사이즈임에도 다소 큰 감이 있어서 바닥에 밑창을 덧대어 신는 것이 더 낫겠다 싶긴 하지만, 이 신발은 발이 작은 사내로 산 30 년 동안 신은 신발 중 가장 좋은 신발이므로 크게 불편함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