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결 블로그 ✍️ 💻 📷 🍻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미셸 투르니에

그렇지만 내 생각으로는 사랑이란-만약 그것이 잴 수 있는 것이라면-그 깊은 정도보다는 면적의 중요성으로 훨씬 더 잘 측정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어떤 여자에 대하여 느끼는 사랑은 내가 동시에 그녀의 손, 눈, 거동, 흔히 입는 옷, 늘 지니는 물건, 그 여자가 접촉했을 뿐인 사람들, 그녀가 몸담아 움직인 풍경, 그 여자가 수영한 바다 등을 사랑한다는 사실에서 측정될 수 있다… 내가 보기에는 그 모든 것이 다 넓이인 것 같다! 진부한 감정이 직접적으로-깊이로-섹스 자체만을 목표로 삼고 그 밖에 모든 것은 그저 무심한 그늘 속에 묻어두는 것과는 전연 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