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치 아웃 스와치
2월에 싸고 심플한 디자인의 스와치 시계를 하나 샀다. 싸고 심플하기 때문에 참 잘 차고 다녔다. 어느 날 술을 먹고 들어와서 코 자고 일어났는데 버클이 부러져 있었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AS는 매장에서 가능하며 버클은 7천원에 교체가 되고 시계는 공장에 다녀와야 한다고 했다. 가로수길에 있는 스와치 매장을 갔다. 시계를 보여주며 버클 수리를 맡기러 왔다고 했다. 시계가 공장에 다녀오려면 3~4주가 걸린다고 했다. 역시 작고도 거대한 나라 대~한민국을 마음 속으로 외치며 어째야 하나 잠시 고민하던 내게 직원 왈, 지금 시계줄 상태가 코팅도 다 벗겨지고 안 좋다면서 시계줄 자체를 사면 즉시 교체가 가능하단다. 가격을 물어보니 3만원이란다. 면세점에서 산 이 시계의 가격은 5만 얼마였다. 버클만 갈면 7천원에 3~4주를 기다려야 했고 시계줄을 갈면 약 5-6개월 사이에 코팅이 다 벗겨져버리는 소모품에 본체 가격의 60% 정도를 지불해야 했다. 똥맛 카레를 먹냐 카레맛 똥을 먹냐의 기로에서 그냥 아무 것도 하지말까 고민하다가 이 시계에 대한 마지막 투자 개념으로 시계줄을 바꾸기로 했다. 일개 소비자(=나)는 왜 버클 같이 간단한 플라스틱 부품이 플래그십 매장에 없는지, 왜 선택지는 똥맛 카레와 카레맛 똥 수준에 머무는지 여러 의심이 들었지만 여러분 나의 아름다운 3만원짜리 쌔삥 실리콘 시계줄을 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