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와 UX, 그리고 화장실
회사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 지난 번에 올린 비데와 신비로운 사내에 대한 이야기와는 궤를 달리 한다.
디캠프 2층 남자 화장실은 대체적으로 깔끔하고 좋은 편이지만 흠을 하나 잡아보자면 응가칸에 화장지 달려 있는 곳이 은근히 애매해서 휴지를 쓰는 것이 다소 불편하다. 대한민국 남성 평균 체형을 가지고 있는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이니 이것은 잘못된 UI라고 부를 수 있다.
이렇게 UI가 잘못 설계되어 있다보니 사용자들이 직접 단점을 개선하게 된다. 화장지 거치대 위에는 거의 항상 별도의 화장지 롤이 올라가 있다. 어설픈 위치에 걸려 있는 화장지를 뜯지 않고도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손에 돌돌 말아 쓸 수 있다. 이것은 사용자 측면에서의 자발적인 UI 개선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언젠가 한 번 거치대에 걸려 있지 않은 화장지 롤이 화장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굴러다니는 화장지 롤을 거치대 위에 자연스럽게 올려두기는 했지만 그 뒤로 나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무조건 거치대에 걸려 있는 화장지를 어색한 자세로 뜯어 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UX며 결국 잘못된 UI로 귀결된다는 점이 슬픈 부분이지만 회사가 5월 초에는 이사를 간다고 하니 기쁘다.
이상 화장실로부터의 사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