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코드를 10개째 먹고 쓰는 리뷰
프레시코드를 10개째 먹고 쓰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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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단한 미식가는 아니다. 맛있는 것과 맛이 없는 것을 구분할 수는 있으나 맛이 없다고 해서 안 먹는 사람도 아니고 매일 비슷한 음식을 먹는 것에도 익숙한 사람이며 식재료나 조리법에 대한 선호도도 뚜렷하지 않다. 대식가도 소식가도 아니며 식욕이나 식탐이 세지도 않다. 그냥 주는 것을 주는 대로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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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코드 샐러드는 먹을 만한 맛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식재료가 신선하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드레싱도 자극적이거나 너무 밍밍하지 않은 적당 그 자체이며 설령 드레싱 자체를 불호하는 사람일지라도 포함되어 있는 과일이나 견과류로 버티면서 드레싱 없이 먹어도 충분히 맛있을 것이다. 영양 성분 같은 것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알아서 잘 맞춰놓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주일에 고작 샐러드 몇 끼 먹는 거로 살을 빼는 걸 바라거나 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체중이 안 빠지는 것은 샐러드 탓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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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속은 좀 빨리 꺼진다. 아침을 먹지 않고 점심에 샐러드만 먹을 경우 한 오후 4시를 넘어서면서 찾아오는 공복감을 피할 수는 없다. 나는 웬만하면 샐러드를 배달 받는 날에는 일부러 집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나왔는데(그 말은 나는 혼자 살면서도 아침을 차려먹는 부지런하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저녁 식사를 할 시간까지는 끄떡없다. 레귤러(340g) 기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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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0원이라는 가격도 적당하다.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에겐, 대형 마트에서 비슷한 수준의 샐러드를 만들기 위한 재료값을 알아보고 오라는 것을 권한다. 그게 귀찮은 사람에게는 비슷한 스펙의 샐러드 제품(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또는 용량 및 구성이 조금 다른 샐러드 제품 가격대를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프레시코드 스팟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에 사무실이 있는 사람에게는 배송비마저 무료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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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프레시코드를 먹어본 이유엔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매일 점심 시간마다 메뉴를 고르고 어디를 가서 뭘 먹는다는 게 상당히 피로하다고 느껴졌고, 두 번째로는 그럼에도 점심 식사를 해야 하니 샐러드 정도를 싸올까 하다가 일단 샐러드로 점심 식사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싶었고, 세 번째는 지금 회사가 있는 디캠프 건물이 마침 무료 배송 스팟이고 지인의 서비스이기 때문이었다. 이번 주말에 시간을 내어 근처 마트에서 재료를 사고 다음 주부터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락앤락을 들고 출퇴근을 해볼까 싶다. 내가 이렇게 부지런하고 훌륭한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여전히 프레시코드를 시켜먹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