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린 영화의 징후들
레딧에 구린 영화를 암시하는 것들에 대한 쓰레드가 올라와서 흥미를 가지고 댓글을 읽어봤다. 레딧의 랭킹 알고리즘이 시간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아래 순서와 실제 중요도는 큰 관계가 없지만 대충 몇 가지 많은 호응을 얻은 댓글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 미디어의 띄워주기 공세(hype)가 개봉날에 딱 끝나는 경우.
- 포스터의 멘트가 “대부(The Godfather)보다 훌륭한”, “싸이코(Psycho)보다 무서운” 같은 종류일 때.
-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좋은 리뷰가 오직 롱 아일랜드 프레스 또는 롤링 스톤즈의 것일 때. (해당 미디어 리뷰어들의 취향이 구림을 암시.)
- 전작의 캐스트가 대거 바뀐 후속작.
- "2016년 최고의 가족 영화"라고 광고하는데 아직 고작 2월밖에 안 됐을 때.
- 로맨스 영화가 아닌 영화에서 억지로 짜여진 로맨스 플롯.
- 비평가들에게 시사회를 열지 않는 경우.
-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굉장히 짧은 퀵 컷들.
- 세 명 이상의 각본진.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것인데 맨 마지막에 대해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 극작가 조합의 규정에 따르면 각본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영어 단어 AND로 연결되어 있는지, 기호 &(앰퍼샌드)로 연결되어 있는지에 따라 작품에 참여한 형태가 다르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첫 번째 사람이 먼저 스크립트를 다 쓴 뒤에 두 번째 사람이 나중에 그 스크립트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되는 반면 후자의 경우엔 두 사람이 동시에 협업하는 방식이라는 것. 예를 들어 각본 크레딧이 "A & B and C & D"라고 되어 있는 경우 A와 B가 한 팀, C와 D가 한 팀이고 AB 팀이 먼저 작업한 스크립트를 CD 팀이 나중에 수정하는 방식으로 각본이 쓰여졌다는 것이다.
각본 크레딧이 A and B 형식으로 작성된 대표적인 최신작은 배트맨 대 슈퍼맨이다.
아래는 내용과는 별로 관련없는, 틴에이저 로맨틱 코미디 영화 느낌으로 각색된 해리포터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