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여행기 6 : 용산사


혼잡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대만 불교의 질서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와 같은 관광객은 거의 없어보이는 인파 속에서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공양을 드리고 영적인,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실재적일 수 있는 존재에 각각의 건승을 기원하며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 또는 전파 너머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다. 쓱쓱 둘러본 뒤 입구에 있는, 용산사가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라는 말이 적혀 있는 팻말을 한 번 읽어보고 까르푸로 걸음을 옮겼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동행 P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그렇게 나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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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적부터 스포츠 중계 보는 것을 좋아했다. 최초의 기억은 유치원을 다니던 때에 보던 국내 프로야구다. 당시 맹타를 휘두르던 김성래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데 사실 그 때는 야구라는 운동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 채 브라운관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후 나는 종목과 국경을 넘나들며 스포츠에 대한 관심사를 넓혀나갔다. 서장훈과 우지원의 연세대를 응원했던 농구대잔치, 장종훈에서 시작해 이승엽으로 팬심을 옯겨 보던 프로야구, 피파 97과 98년 월드컵의 콤보로 이어진 국대 축구에의 관심, 신진식과 김세진이 씹어먹던 배구리그, NBA Live 2003, MVP Baseball 2003, FM 2005, Madden NFL 2005로 시작된 해외의 최정상급 프로 스포츠에 대한 동경까지, 삶의 대부분을 스포츠 중계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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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취향의 발로지만, 런던이라는 도시의 주요 도심들을 며칠 동안 많은 시간 투자해 다니다보면 큰 맥락을 몇 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으며 이미 한 번 그 무형의 유형 시스템이 자리잡은 이상 어디를 가든 어색함과 신선함 - 가히 내가 해외 여행의 최고 가치라고 꼽을 수 있는 그 감정들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이는 비단 런던이라는 도시의 문제만은 아니다. 뉴욕을 가든, 도쿄를 가든, 서울을 가든 어느 도시나 몇 날 며칠 지내면서 바쁘게 돌아다니면 이런 느낌은 불가피하다. 그 변화무쌍하고 기이하기가 이를 데 없는 풍경을 가진 아이슬란드 역시 3박 4일 정도의 일정으로 여행을 하면 풍경이 금방 눈에 익는다. 아마도 스페이스엑스 따위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 화성이나 달로 여행을 간다고 해도 아마 이 현상은 마찬가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