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여행기 1 : 무장애 디자인

레이캬비크로 가기 전에 짐을 조금 덜기 위해 출국(?) 전날 일요일 K의 거처로 향하던 버스 안이었다. 버스가 탑승객이 없는 정류장에 멈췄다가 출발하는가 싶었는데 길을 가던 어떤 사람이 버스를 쫓아 손을 흔들며 차를 세웠다. 뒤이어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이 버스에 올라탔고 비교적 한산했던 버스의 빈 자리를 찾아 착석했다. 몇 정거장이 지나 버스가 어떤 정류장에 멈췄고 시각장애인은 안내견과 함께 버스에서 내렸다. 말 그대로 심리스한 광경이었다. 시각장애인이 버스를 기다리고 탑승하여 원하던 정류장에 내리는 일련의 과정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본인의 역할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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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여행기 0 : 프롤로그

나는 그제서야 내가 이 친구를 보러 뉴욕에 가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음을 깨달으면서 비행기 표 가격이나 한 번 보겠다고 대답하고는, 결국 JFK 직항 왕복 표삯이 11월만 되어도 100만원 초반대라는 사실을 인지함과 동시에 항공권 결제와 휴가 결재를 마치고 달력에 선을 주윽 그어 "휴가"라는 꼬리표를 달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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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16 : 에필로그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비행기에 올랐다. 그 동안 수천 수만 번은 반복했을 절차들을 거쳐 비행기가 안전하게 이륙했고 중화항공 비행기의 뒷바퀴가 활주로 위로 뜨는 순간 P와 함께 했던 3박 4일 동안의 대만 여행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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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15 : 리젠트 타이페이 근처의 술집

사실 지도에서 말하는 동네로 가는 내내 조금 불안했다. 길이 어둡기도 했고 인적이 드문 동네들, 무엇보다 뭐가 있을 것 같지 않은 동네들을 지나치면서 과연 어렵게 찾은 정보가 오래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끝끝내 나는 여호수아의 의지를 가지고 동행 P와 함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동네를 찾아냈다. (지금이야 당연히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리젠트 타이페이를 기준으로는 동북동 방향 정도였다.) 사거리를 중심으로 주변에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술집" 비슷한 음식점이 서너 군데 있었다. 어차피 간판으로 보면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기에 가장 화장실이 깨끗해 보이는 곳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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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14 : 타이페이 가면 꼭 봐야 할 단수이의 노을

방파제 근처에는 올망졸망한 가게들이 여럿 있었다. 칵테일을 파는 곳도 있었지만 왠지 맥주가 땡긴 나와 P는 방파제에서 바다를 향해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는 맥주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중저음의 톤을 가진 사장이 차분한 영어로 우리에게 맥주를 권했다. 한국에서 얼마나 술을 먹고 다니는 사람들인지 잘 모를 수밖에 없는 그는 우리에게 사무엘 아담스니 기네스니 하는 식상한 맥주를 추천했고 우리는 대만에 왔으니 역시 로컬 맥주 아니겠냐며 타이완 비어를 시켰다. 구운 오징어도 하나 시켰다. 그리고 하염없이 저물어가는 노을을 보며 맥주를 홀짝홀짝 들이켰다. 그것은 분명히 내가 P가 보낸 지난 수만 시간 중에 손에 꼽힐 만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진부한 표현의 연속이지만 그 때는 그렇게 진부하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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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13 : 단수이의 뒷골목

아니나다를까 나와 동행 P의 관심은 단수이의 특정한 몇몇 관광지라기보다는 그저 그 동네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한적함, 여유로움, 이국적임, 그리고 이번 대만 여행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웠던 그 풍경으로 쏠렸다. 우리는 이내 계획을 바꿔 단수이의 뒷골목을 노니며 사진을 찍고 시간을 보냈다. 하늘의 색을 보니 천천히 돌아다녀도 시간에 큰 문제는 없어보였다. 푸르게 자라난 수풀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주는 공감각적 쾌감이 이루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게다가 아무도 걷지 않는 담강중학교 근처의 뒷골목엔 정말 멋진 장소들이 많았다. 여행의 큰 기쁨 중 하나는 이렇게 기대하지 못한 뜻밖의 발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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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12 : 훠궈, 그리고 여행

사림역에 도착했을 때는 점심을 먹어야만 하는 그런 때였다. 고궁박물관에서 버스를 타고 사림역으로 이동하는 중에 인스타그램과 각종 블로그를 통해 열심히 검색을 한 결과 역 근처에 먹을 만한 훠궈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행이 끝난 지 두 달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이 정보를 어느 블로그에서 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여하튼 위치 설명이 부족해서 간판과 밖에서 보이는 메뉴를 보고 그렇게 어렵지 않게 찾을 수는 있었다. 가게는 작았지만 손님은 제법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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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11 : 그럼에도 한 번은 가봐야 하는 국립고궁박물원

세 번째 날이자 타이페이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체류일이 시작되었다. 지난 날의 삽질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박물원까지 가는 길을 열심히 찾아놓았다. 점심 식사를 무슨 일이 있어도 훠궈를 먹기로 정했기 때문에 오찬은 간단하게 해결했다. 채비를 하고 호텔을 나섰다. 다소 이른 아침이었지만 사람이 열어주는 자동문은 여전히 부담스러울 만큼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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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10 : 타이페이 야시장은 역시 라오허제 야시장

사림역에 도착했을 때는 점심을 먹어야만 하는 그런 때였다. 고궁박물관에서 버스를 타고 사림역으로 이동하는 중에 인스타그램과 각종 블로그를 통해 열심히 검색을 한 결과 역 근처에 먹을 만한 훠궈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행이 끝난 지 두 달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이 정보를 어느 블로그에서 봤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여하튼 위치 설명이 부족해서 간판과 밖에서 보이는 메뉴를 보고 그렇게 어렵지 않게 찾을 수는 있었다. 가게는 작았지만 손님은 제법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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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9 : 조갯국이 기가 막히게 맛있는 곳, 지우펀

누가 봐도 관광지라고 알 만큼 날이 꽤 늦었음에도 불구하고(다시 말해 바로 당장 타이페이로 돌아간다고 해도 꽤 늦은) 대만 현지인,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있었다. 생각보다 깔끔한 공중 화장실에 들러 쿨스카프에 다시 냉기를 보급하고 본격적인 지우펀 탐방에 들어갔다. 월요일 저녁 7시, 인간이 가장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우펀 또한 서사적인 진행보다는 느꼈던 점들만 포인트성으로 집어내는 것이 더 좋다는 판단이 든다. 생각보다는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가 나오기 어려운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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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8 : 지우펀으로 가는 길

시내에서는 꾸준히 길이 막히더니 고속도로 같은 곳으로 접어들면서는 길이 시원하게 잘 빠졌다. 초행길이라 조금 긴장을 한 탓에 다소 피곤했음에도 잠에 들지 못했는데 아주 잠깐 졸 수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새 하늘은 어두워지고 있었고 주변 풍경은 도시에서 멀어져 한적한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었다. 몇 번 사람 사는 동네를 거쳤고 버스는 그 와중에 이런 저런 사람들을 태우고 내려주었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려는 무렵 드디어 산악지대에 접어들었다. 버스는 놀랍게도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옆에 두고 해안선을 타다가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 멈춰섰다. 나와 P의 옆에 앉아 있던 한국인 관광객 둘의 눈치와 바깥의 관광지적인 분위기를 보고 지우펀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시간이 조금 안 되게 걸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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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7 : 타이페이 까르푸의 술은 매우 저렴하니 꼭 사다 먹자

식사를 하면서 페이스북을 둘러보는데 타이페이의 까르푸에서는 맥주가 아주 저렴하다는 댓글을 보게 되었다. 굳이 타이페이까지 와서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는 맥주를 사먹어야 하는지 1초 정도 고민을 하고는 술은 언제나 옳기 때문에 다시 술 매장에 들어갔다 오기로 했다. 맥주의 왕 델리리움 트레멘스와 트라피스트 등을 단돈 4천원에 살 수 있었다. 앞으로 호텔에서 머물 밤이 이틀이나 되긴 했지만 여행에서의 과음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기 때문에 4병만 샀다.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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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6 : 용산사

혼잡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대만 불교의 질서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와 같은 관광객은 거의 없어보이는 인파 속에서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공양을 드리고 영적인,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실재적일 수 있는 존재에 각각의 건승을 기원하며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 또는 전파 너머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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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5 : 국립 타이완 박물관은 국립고궁박물원이 아니다

중산역으로 이동해 처음으로 타이페이의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좌석 구조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런 방식의 지하철은 필라델피아에서 타본 적이 있다.)을 제외하면 딱히 특이한 점이 없는 지하철이다. 역에서 내려 박물관 앞의 공원을 통해 박물관에 가보기로 했다. 대만 풍의 정자 같은 건물도 보이고 공원 상태도 나름 깔끔했다. 사진을 몇 장 찍고 박물관 정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앞에 섰을 때 나는 깨달았다. 내가 원래 가려고 했고 사람들이 타이페이에 가면 가봐야 한다는 국립고궁박물원과 구글 맵스에서 봤던 국립 타이완 박물관이 서로 다른, 그것도 전혀 다른 곳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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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4 : 야시장? 야시장! 야시장...

여행을 하면서 택시를 이곳저곳 타본 결과, 타이페이의 택시는 확실히 서울 택시보다 저렴하다. 웬만한 장소는 구글 맵스에서 한자로 된 장소를 찍어 보여주면 무리없이 가고 내가 GPS로 가는 길을 보고 있는 것을 아는지 어쩌는진 몰라도 이상한 길로 돌아가거나 미터기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 요금을 청구하는 경우도 없었다. 필라델피아 택시처럼 다 떨어져가는 차로 운행하는 경우도 없고 난폭운전을 하지도 않는다. 밤에는 미터기 요금과는 별개로 20달러를 더 받기는 하지만 그거 우리나라 돈으로 바꾸면 어차피 얼마 안 된다. 이지카드 결제까지 가능하니 날씨가 야외 활동에 적합하지 않을 때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라면 택시를 잡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나의 적은 경험이 모든 타이페이 택시에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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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3 : 날이 더울 때는 부담없이 택시를 타자

여행을 하면서 택시를 이곳저곳 타본 결과, 타이페이의 택시는 확실히 서울 택시보다 저렴하다. 웬만한 장소는 구글 맵스에서 한자로 된 장소를 찍어 보여주면 무리없이 가고 내가 GPS로 가는 길을 보고 있는 것을 아는지 어쩌는진 몰라도 이상한 길로 돌아가거나 미터기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 요금을 청구하는 경우도 없었다. 필라델피아 택시처럼 다 떨어져가는 차로 운행하는 경우도 없고 난폭운전을 하지도 않는다. 밤에는 미터기 요금과는 별개로 20달러를 더 받기는 하지만 그거 우리나라 돈으로 바꾸면 어차피 얼마 안 된다. 이지카드 결제까지 가능하니 날씨가 야외 활동에 적합하지 않을 때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라면 택시를 잡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나의 적은 경험이 모든 타이페이 택시에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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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2 : 대만, 중국어 전혀 못해도 문제 없다

캐리어를 끌고 판매대까지 가는 짧은 시간 동안 과연 이 나라에서 얼마나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걱정을 했다. 나의 걱정은 결과적으로 봤을 때 잘못된, 또는 지나친 것이었음이 밝혀졌는데 이는 내가 당시에 있던 곳이 공항이라는 점을 어리석게도 고려하지 않았고 대만에서 영어 교육이 꽤나 널리 보급되었다는 점을 몰랐던 탓에 생긴 오해였다. 웬만한 의사소통은 영어로 해결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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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1 : 인터넷 면세점을 이용해보자

인터넷 면세점은 미리 물건에 대한 결제를 한 뒤 출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 면세점에서 물건을 찾아가는 기가 막힌 틈새 공략 서비스다. 공항에 입점해 있지 않은 면세점들로부터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 공항 면세점에 비치되어 있지 않은 물건도 살 수 있다는 점, 굳이 눈으로 직접 보고 사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출국 일정을 좀 더 여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 등 장점이 많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사둬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선글라스와 시계를 미리 결제해두고 워커힐 인도장에서 물건을 찾았다.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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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여행기 0 : 프롤로그

2015년 7월 5일부터 2015년 7월 8일까지 동행인 P와 둘이서 타이페이에 다녀왔다. 여행을 업으로 삼는 사람도 아니고 딱히 여행에 취미가 있다고 이야기 할 만한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이 일련의 글들을 쓰기 위한 어떤 사전 작업도 없었다. 하지만 뭐라도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무한한 귀찮음을 이겨내고 드디어 감격스러운 첫 포스팅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 어떻게든 언젠가는 마무리가 될 것이다. 에필로그를 쓰게 될 날이 1주일 뒤일지 1년 뒤일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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