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퍼런스


NPR이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독립선언서 원문 내용을 트윗에 올렸다가 현 정부 지지자들이 혁명 이야기에 발끈했다는 이야기가 /r/nottheonion 서브레딧에 올라왔다. 대부분의 경우 무지로 인한 엉뚱한 언행에 무슨 죄가 있겠냐마는 역시나 클래식에 대한 레퍼런스는 많이 갖고 있어서 나쁠 것 하나도 없다는 나의 지론이 1승을 거둔 사례다. 공부 많이 합시다.

오전에 이 기사를 읽으며 출근하다가 2007년의 일화가 생각났다. 밴드 악기를 좀 다루는 친구들에게 대학교 신입생 시절 가장 중요한 화제 중 하나는 어느 밴드 동아리에 들어가느냐는 것이다. 카이스트에는 오픈 동방이라는, 일종의 트라이얼 기간 중에 여러 동아리실을 방문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연주도 좀 하고 어느 동아리의 오디션을 볼지 고민할 수 있는 그런 때가 있다. 나름 장발을 보유하고 있던 2007년의 이한결(20세) 역시 그 해의 오픈 동방 기간을 지나왔다. 이것은 모 동아리의 동방에서 있었던 일이다.

과자와 음료수를 먹으면서 0X학번 기타와 0Y학번 기타 선배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군가 기타를 좀 쳐볼 수 있겠냐고 했다. 수줍게 제안을 받아들여 당시에 열심히 연습 중이던 레드 제플린 선생님들의 스테어 웨이 투 헤븐 솔로를 어설픈 솜씨로 쳤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의 반응이 뭐 그럭저럭 괜찮다는 식이었다. 바로 그 때 0Z학번 기타가 내게 물었다.

“이거는 즉흥적으로 연주한 블루스 릭 같은 건가요?”

기억이 맞다면 일단 그 자리는 그 사람을 제외하고는 으쓱으쓱하며 넘어갔는데 아마 내가 동방을 떠나고 나서 0Z학번 기타는 누구로부터든 잔소리 한 마디를 듣지 않았을까 싶다. 음, 그러니까 여러분 공부 많이 합시다.

Related Posts

이 주의 소비: 차올라

차올라라는 곳에서 먹은 고기는 맛이 있었고 소주 두 병과 청하 한 병 등을 포함해 총 62,000원이 들었다. 가격에 적당한 맛이었다.

이 주의 소비: 저스트 페미니스트

나는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의 - 찻잔 속의 폭풍일 뿐이겠지만 그 찻잔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 회원이다. 눈에 띄는 활동을 안 하는 편이라 모임 내의 사람들도 거의 모르겠지만 모임이 만들어지고 얼마 안 된 아주 초기 단계에 들어가 간간히 있는 술자리에 얼굴을 비추는 정도로 활동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초여름에 있었던 티셔츠 모델을 하게 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와치 아웃 스와치

일개 소비자(=나)는 왜 버클 같이 간단한 플라스틱 부품이 플래그십 매장에 없는지, 왜 선택지는 똥맛 카레와 카레맛 똥 수준에 머무는지 여러 의심이 들었지만 여러분 나의 아름다운 3만원짜리 쌔삥 실리콘 시계줄을 봐줘.

이 주의 소비: 검정치마

나는 검정치마의 오랜 치마다. (이는 명백한 오타지만 아무 생각없이 써놓고 좀 웃긴 표현이 되었으니 그냥 내버려두고 다시 시작한다.) 나는 검정치마의 오랜 팬이다. 1집도 열심히 들었고(전자과밴드에서 강아지를 선곡에서 강하게 밀어 공연까지 올렸다. 아방가르드 킴을 공연하지 못한 것은 아직까지도 아쉬운 점 중 하나.) 2집도 무척 빨아제꼈으며(네이버 뮤직에 글을 보내던 시절 아마도 혼자서 10점을 줬더랬다.) 2집 이후 미적미적하게 활동을 하던 시절에도 싱글이 나오자마자 유튜브 알림을 통해 즉석에서 뮤비를 감상하곤 했다. 약간 기대에 못 미치는 느낌은 없잖아 있었지만 3집도 마찬가지였다. 투어 소식이 뜨자마자 티켓팅을 준비했고 무난하게 7월 21일 공연 티켓을 끊었다. 가격은 1인에 66,000원이었다.

모기와 인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인 베릴리(Verily)라는 회사에서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 수천만 마리를 풀어놓겠다는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도 그렇게 인간계를 돌아다닐 수천만 마리의 모기는 모두 숫모기로 사람을 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울바치아라는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에 암모기와 짝짓기를 할 경우 암모기를 불임 상태로 만들어버린다고 한다. 기사를 읽고 든 생각이 여럿 있다.

이 주의 소비: 로또

내 기억이 맞다면 내가 처음으로 로또를 구매한 것은 2014년의 일이다. 초가을의 문턱에 놀러간 제주도에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운명적인 기운이 드는 한 로또방을 마주했고 그 길로 5000원을 소비했다. 토요일 저녁이 지나면 어차피(또는 매우 높은 확률로) 스러져갈 것이긴 하지만 잠시나마 일말의 기대감과 헛된 희망을 안고 살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본인의 초라한 위치를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 정도 비용의 유희는 즐길 만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창한 말을 차치하고, 나의 운명의 데스티니로 느껴졌던 그 첫 로또는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당연히 꽝이었다.

이 주의 소비: 쓰레기통

이마트몰에서 구매했고 원가 7,900원에 배송비 2,500원이 더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