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소비: 아임닭 닭가슴살


이미 몇 차례 소셜 채널을 통해 밝힌 바 있지만 나는 평일 점심에 샐러드를 자주 먹는 편이다. 주된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애초에 밥 먹는 문제로 뭔가 고민을 하고 검색을 하고 시간을 쏟는 등 일체의 노력을 거부하는 사람으로서 매일마다 점심 시간에 회사 사람들과 오늘은 뭘 먹자 어디를 가자 나는 싫다 부터 맛이 있었네 없었네 하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무척이나 피곤하게 느껴진다는 게 1번. 혼자 왔다 혼자 가는 인생 앞으로도 얼마나 혼자서 살아야 할지 전혀 가늠이 안 되는 자취러로서 자기주도적인 식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보자는 것이 2번. 하지만 (다시) 뭘 만들어 먹고 하는데 받기만 익숙하지, 노력을 안 하려고 하며 요리에는 영 소질이 없는 한국 냄져로서 가장 부담이 없는 메뉴가 생채소만 뚝딱뚝딱 손질해서 넣으면 되는 샐러드기 때문이다.

원래 샐러드의 구성은 양상추 많이, 오렌지 1개, 삶은 달걀 2개, 청경채 조금, 때에 따라 파프리카 조금 또는 방울토마토 조금,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싸지 않은 드레싱 개많이 정도였다. 얼마 전부터 이 단조롭고 맛대가리없으며 오후 4시만 되어도 배가 고프기 시작해버리는 식단에 변화를 주고자 궁리를 하던 중, 자주 듣는 팟캐스트에서 열렬히 광고하는 아임닭이라는 브랜드가 떠올랐다. XSFM 몰을 통해 아임닭 사이트에 가입을 하면 영구적으로 추가적인 할인이 붙는다는 사실 기억하시고요. 여튼 제일 기본적으로 보이는 닭가슴살 30팩짜리를 67,930원에 주문해서 냉동고에 잘 모셔두었다. 이번 주부터 삶은 달걀 2개를 대신 저 거대한(500원 동전은 크기 비교를 위해 올려두었다.) 닭가슴살을 싸갔다.

일당 2264과 1/3원 추가 소비(줄어든 달걀 2개값을 빼면 실제 비용은 더 줄어들 것이다.)를 함으로써 나의 샐러드 식단은 영양면에서나 내용면에서나 훌륭해졌다. 닭가슴살 자체에 최소한의 양념이 되어 있어 맛도 있지만 저 거대한 가슴살이 내 위장에 주는 양적 완화는 실로 설명하기 어려운 가치인 것이다.

https://www.facebook.com/lee.hankyeol

Related Posts

이 주의 소비: 와코 마리아 자켓

와코 마리아는 그 무시무시한 가격대와는 사뭇 안 어울리는 느낌으로, 두 명의 일본 축구선수 출신의 디렉터가 만든 브랜드다. 사실 이 브랜드에 대해 아는 것은 이 정도밖에 없고 상의 뒷판에 달린 특유의 예쁜 자수를 좋아했다. 여태까지는 그냥 좋아만 했다. 왜냐면 가격이 비싸거나 가격이 전혀 안 싸거나 가격이 저렴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는 일본에서 직접 구매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카드를 긁기 전에 한 번은 멈칫하게 되는 그런 브랜드. 와코 마리아는 내게 그런 브랜드였다.

이 주의 소비: 브레이킹 배드 시즌1

이직 후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 시간을 채울 일이 필요했다. 지하철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라고 알던 시절에는 사당에서 선릉으로 이어지는 지옥의 2호선 구간 탓에 뭘 해볼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1500-2번 버스가 지하철보다 더 빠르고 쾌적하다는 것을 알고난 뒤 그 시간에 넷플릭스를 보기로 했다. 드라마라고는 거의 보지 않던 내가 지독히도 좋아하는 데이빗 핀처의 마인드헌터를 볼까 하다가, 별 이유없이, 불후의 명작이라 칭송 받는 브레이킹 배드를 나의 첫 넷플릭스 소비작으로 정했다. 지난 1주일 동안 출퇴근 시간, 회사에서 아침 먹는 시간, 점심을 먹지 않을 때 남는 시간 등을 알차게 활용하여 시즌1을 정주행했다. 역시는 역시 역시인 법인지라 굳이 나의 조악한 언어로 작품의 훌륭함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몰입해서 감상했다. 주제가 주제인 만큼 작품에는 화학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 화학... 화학...에 대해 생각을 하다보니 10년이 조금 넘은 과거의 언젠가가 떠올랐다.

이 주의 소비: 노선택과 소울소스 & 김율희 x 씽씽 조인트 콘서트

어느 날 뉴욕에 있는 친구 Y에게 메시지가 왔다. 꼭 이 공연을 가달라는 메시지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니 NPR발 영상으로 한껏 화제가 되었던 씽씽이 라인업에 있었다. 출근길에 모바일로도 바로 결제를 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출근해서 하는 모든 잡일은 다 돈 받으면서 하는 거라는 노예 근성을 발휘, 회사에서 결제를 마무리지었다. 나는 이 때까지만 해도 이 공연이 이미 예전에 매진이 되어 있었고 취소표가 풀릴 때만 예매를 할 수 있으며 그 취소표가 나오는 빈도가 가뭄에 콩 나듯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내가 엄청나게 우연한 기회를 잡았다는 것을 알았고 후훗 역시 나는 ⓛⓤⓒⓚⓨ한 시티보이지。。☆라고 자뻑에 빠졌다.

이 주의 소비: 다이슨 슈퍼소닉

올해도 어김없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왔다. 매출액으로는 이미 중국의 광군제에 밀렸고 과거 해외 토픽 코너에서나 볼 법한 대규모의 텐트진과 개점과 함께 아수라장이 되는 오프라인 매장의 광경을 찾아보긴 어려워졌지만 어쨌든 평소보다 꿀딜에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은 여전하다.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는 11월 뉴욕 여행으로 어려운 재정을 이어나감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마샬 액톤 앰프를 하나 샀다. 물론 그 대금은 지난 12개월의 이한결이 나눠서 냈지만 말이다.

이 주의 소비: 아디다스 스페지알 리버서블 자켓

살다 보니 패션이랑은 영 거리가 있는 사람 주제에 패션과 관련된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제법 알게 되었다. 바이어, MD, 스타일리스트, 에디터, 디자이너 등 분야도 꽤 다양해서 귀동냥으로 전해듣는 소식과 지식이 적지 않다. 여러 사람과 그들로부터 들리는 여러 소식 중 뭐니뭐니해도 제일인 것은 G백화점의 L이 전해주는 세일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