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악인의 조건


9월이었나 회사 근처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실내악 공연에 간 적이 있다. 전반적인 진행과 연주 수준, 곁들여진 네이티브 애드 등 여러 요소가 만족스러웠지만 공연 진행자의 한 마디가 무척 심기에 거슬리더라. 지금에 와서 정확한 워딩을 떠올리긴 힘들지만, 예컨대 이런 말이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예민하게 굴거나 짜증을 잘 내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더라도 여러분께서 좀 이해를 해주셔야 한다는 뭐 살면서 어딘가에선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

나는 이런 식의 내러티브에 단 1만큼도 공감을 할 수가 없다. 어떤 분야, 어떤 직업에 얼마나 오래 종사를 하는 사람이든 그 사람은 자기의 직함, 커리어로 대변되는 것 이전에 “사람”이며 그 사람의 성격(좀 더 구체적으로는 대인 관계와 관련된 성격 정도라고 해보자.)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기준에서 평가되고 인정 받아야 한다고 본다. 어느 정도 감성에 의존해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감정적인 결함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시도자의 인격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대상자의 인성 부족을 동시에 드러내는 일인 것이다. 다시 말해 누군가 본인에 대해 그런 말을 한다면 스스로 이해도 없어 인성도 없어 뭐 이런 (반면교사로서의) 일타이득의 효과를 거둔 셈.

그러니까 우리, 사람은 되기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맙시다. 는 빨리 씻고 출근해야겠다.

존경하는 이재원 선생님의 타임라인에서 언젠가 마주친 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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