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로 살아남기


성공한 이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실패한 도전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정망이 갖춰질 때 그 ‘판’은 알아서 성장하고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어 간다. 그리고 그런 판이 갖춰져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 패션 문화’가 살아날 수 있다. 고객들이 원하는 니즈와 디자이너들의 제안 사이에서 독특한 스타일이 형성될 것이고 장인 정신에 입각한 혼이 담긴 명품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등장할 것이다. 현재를 화려하게 수놓을 천재들이 등장할 것이고 미래를 책임질 신진들이 쏟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런 건강한 내수 시장이 만들어져야만 세계적인 브랜드가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구성과 호흡, 그리고 내용의 삼박자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글로 나 같이 패(존)알못이지만 특정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봄직하다. “판”에 대한 논의는 업계에 직접 몸을 담고 있는 사람, 업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그 판에 캐주얼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부터 잠재적으로 엮여들여갈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며 끊임없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판이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마 그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좋아하는 우리나라 개야구판(절망적), 음악씬(다소 희망적), 타투씬(…) 등에 좀 재밌는 일들이 있으면 좋겠다. 나 같은 실질적 방관자가 낼 수 있는 목소리는 그리 큰 것이 아니므로.

그나저나 내가 이번 달에 타투만 안 할 계획이었어도 아이소플럭스 외피부터 차근차근 사봤을 텐데 일단 이번 겨울에는 이 훌륭한 디자이너 브랜드보다는 합법적인 판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국내 타투씬에 투자를 해야겠다. 아이소플럭스가 어떤 옷을 만드는지 궁금한 분은 하이프비스트 링크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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