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저스티스, 김만권


포스트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민주주의의 모든 특성, 즉 “자유선거, 경쟁하는 복수정당, 자유로운 공개토론, 인권, 공무의 일정 수준의 투명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핵심적 의사결정이 민주주의 이전 시대마냥 “권력의 중심 주위에 모여서 특권을 추구하는 소규모 엘리트와 부유한 집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포스트민주주의 사회에서 새로운 주역은 지구화라는 현상 속에서 초국가 기업으로 성장한 경제 엘리트 집단이다. 이런 이유로 포스트민주주의를 소수의 정치 엘리트들과 경제 엘리트들이 연합해 지배하는 새로운 봉건주의라고 비판하곤 한다.

자유의 가치는 그 자유를 자각할 수 있을 만큼의 지성과 그것을 실현할 수 있을 만큼의 최소한의 경제적 토대가 있을 때 실현된다는 것이다. 만약 사회의 한 계층에 무지와 비곤, 자유를 실현할 수단이 현저하게 결여되어 있다면 그 사회에서 자유의 가치는 구성원들에게 서로 다른 것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우리는 보상을 통해 불운한 사회구성원들이 자유의 가치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들을 적정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따라서 정의로운 사회는 그 사회가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유의 실현을 위해 사회구성원들에게 적합한 기본 교육을 제공해야 하며, 나아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큼의 사회적 재화를 분배해야만 한다.

이렇듯 롤스는 정의가 당연히 다루어야 할 대상은 분배지 생산이 아님을 명료하게 지적한다. 동시에 생산에 집착하는 정의의 지침은 공리주의의 사례에서 우리가 이미 살펴보았듯 인권을 위반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 또한 지적한다. 그렇기에 공리주의는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지침으로서 부적절하다. 정의의 핵심은 개인의 권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기본적 자유, 인생의 전망을 실현할 기회, 사회경제적 자원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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