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윤재왕, 윤지영


요즘에야 확실히 많이 사그라든 이슈긴 하지만 지난 5월 대선 전후만 해도 개헌이 엄청나게 뜨거운 감자였단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로 그 시기쯤 중앙당 교육연수원에서 스터디 모임 지원사업 공고가 떴고 서재페를 가느라 바빴던 주말 정말 발로 써내려갔던 운영 계획의 첫 책으로 고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은 상당히 강한 편향성을 가지고 우리 헌법의 조항 하나하나에 어떤 역사가 있었고 어떤 맥락에서의 의미였는지, 관련된 사건이나 논쟁점이 있다면 그것을 소개하고 본인들의 의견을 피력할 부분이 있다면 여과없이 그런 지향점을 드러낸다. 바로 그런 지향성과 편향성 때문에 오히려 전반적인 설득력이 약해지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따라서 그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한 번 제대로 읽어보기 힘든, 그러나 한 번이라도 읽어서 나쁠 것은 하나 없는 헌법을 전문가들의 해설을 끼고 읽는 것, 딱 그 정도의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재미없는 총평을 하자면 그야말로 무난한 교양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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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책을 한 권 쓰셨다. 지금의 제법 멋드러진 주택이 들어서기 이전, 남양주 수동의 작은 땅에서 보낸 시간을 담아낸 책이다. 지난 주부터 짬을 내어 책을 읽었다. 2010 년 봄부터 2013 년 겨울까지의 이야기였다. 유럽 여행을 다녀와 용산에서 카투사로 복무하고, 전역 후 복학 준비를 하고 나름 성공적인 한 학기를 보내기까지의 기간이다. 당시의 나는 여러모로 모가 나고 굴곡이 심한 사람이었다. 잠깐 머리에 떠올리기만 해도 나의 언행 때문에 한숨이 나오는 기억이 한둘이 아니다. 당연히 부모와의 마찰도 심했다(고 본다).

피로사회, 한병철

문화 힙스터라면 이미 한 번쯤 읽어봤을 정도로 출간된 지 수 년이 되어가는 책인 만큼, <피로사회>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이 피로사회라는 구조 자체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우리들에게는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식상함은, 이 사회가 흘러온 역사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 다뤄질 담론을 무려 2010년에 지적해낸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력의 방증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