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시대의 사랑 1,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야기의 구성, 전개, 표현, 인물, 배경 등 그 어느 것 하나도 빠지는 것 없이 훌륭한 소설은(+번역까지 나쁘지 않다.) 아주 오랜만에 읽어보는 바, 아마도 이 소설은 내 인생의 그것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맘에 드는 점은 (밋밋한 정서를 가진 한남의 입장에서) 감성의 세계에 대단히 빠져 사는 등장인물들과 사뭇 대조되는 담담한 서술체다. 저 둘의 오묘한 조화가 만들어내는 안정감이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든다.

오래전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고 벌거벗은 채 누워 있던 아이티의 고독한 해변에서 제레미아 드 생타무르는 이내 한숨을 내쉬면서 “난 절대로 노인이 되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었다. 그녀는 이 말을 모든 것을 황폐화시키는 시간에 맞서 무자비하게 싸우겠다는 영웅적인 의도로 해석했지만, 그의 뜻은 보다 분명했다. 즉 예순 살이 되면 목숨을 끊겠다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페르미나 다사는 남자가 오줌 누는 소리를 그에게서 처음으로 들었다. 결혼 첫날밤 프랑스로 가던 배의 침실 안에서였다. 그녀는 멀미로 기운을 잃고 누워 있었는데, 그의 오줌 줄기 소리가 너무나 세차고 너무나 권위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들린 나머지, 곧 다가올 두 사람 사이의 일이 한층 무서워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오줌 줄기가 약해짐에 따라 그녀는 종종 이 기억을 떠올렸다. 왜냐하면 그가 변기를 사용할 때마다 그 주위를 축축이 적셔놓는 것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르비노 박사는 이해를 하려고 하는 사람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그녀를 납득시키려고 했다. 그러니까 그런 사고는 그녀가 주장하듯이 그가 잘못해서 매일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생리적 이유 때문이라는것이었다. 젊었을 때 그의 오줌 줄기는 너무나 곧고 힘찬 나머지 학교의 오줌 조준 대회에서 1등을 했지만, 나이를 먹자 오줌 줄기는 약해졌을 뿐만 아니라 조준도 빗나가고 오줌 방울도 흩어지기 일쑤였다. 그는 오줌 줄기를 똑바로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그것은 통제할 수 없는 환상의 샘물이 되고 말았다.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변기는 남자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누군가가 발명해 낸 것이 틀림없어.” 그는 겸손하다기보다는 굴욕에 가까운 행동, 즉 변기를 사용할 때마다 화장지로 변기 주위를 닦는 것으로 가정의 평화에 기여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욕실에 암모니아 냄새가 심하게 날 때면, 마치 범죄의 단서를 찾아낸 사람처럼 “토끼장 냄새로 가득하네요.”라고 소리치곤 했다. 나이가 들어 몸이 말을 듣지 않자 우르비노 박사는 마지막 해결책을 생각해 냈다. 그것은 바로 아내가 하듯이 앉아서 오줌을 싸는 것이었다. 그러자 변기도 깨끗해졌고, 그 또한 품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가 이미 이 세상의 삶을 마감했다고 생각햇지만, 사실은 아직도 그녀가 그에게 올 수 있도록 죽음의 마지막 숨을 쉬며 버티고 있었다. 그는 그녀 없이 죽어야 한다는 생각에 번복할 수 없는 고통의 눈물을 흘리면서, 그곳에 모인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녀를 알아보았다. 그는 아내를 마지막으로 쳐다보았다. 그것은 그녀가 반세기를 함께 살아오면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가장 슬프고 가장 기분 좋으며 가장 빛나는 눈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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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니엘 호손 단편선

초기 작품들을 봤을 때는 미 동부의 자연주의와 신비주의, 인간의 태생적 숙명과 종교적 굴레, 미신과 네이티브 어메리칸 등의 소재가 한데 뒤섞인 풍의 이야기만 주구장창 이어지는 듯했으나 후기의 작품으로 갈수록 사회와 풍자, 기계 문명과 과학 등의 이야기로 번져가는 것을 보며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이구나 했는데 뒤에 옮긴이의 평을 읽어보니 이 모든 작품이 사실상 하나의 궤로 묶일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윤재왕, 윤지영

그러니까 재미없는 총평을 하자면 그야말로 무난한 교양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