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친구 K의 말에 따르면, ‘고등학생이 읽기에는 다소 야했다’(정확한 인용이 아니므로 작은 따옴표로 감쌌다.)는 책은 온갖 성인 컨텐츠에 노출된 채 방치된 한국나이 29세의 사내에게는 그렇게까지 자극적이진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닳고 닳아 더 이상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는 네이티브 아메리칸의 양심의 삼각형 이야기를 떠올리며 “야한” 것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자극적인 표현에 집중하여 책을 읽어내려갔다. 역자의 말에도 달려 있듯 이 소설은 전체적인 구성이나 깊이에서 소위 통속 소설이라 불리는 장르의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으나 내용과 소재 면에서 그런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소설을 다 읽고는 영화도 감상을 했는데, 영화를 보기 전만 하더라도 《더 폴》의 환상적인 비주얼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으나 여러모로 나의 기대가 부질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차라리 2D 애니메이션으로 각색되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1 티스푼만큼 남는다.

옷을 뚫는 듯한 강렬한 시선을 나눈 후로는 모든 게 전과 같지 않았다. 티타는 그제서야 자신의 몸을 통해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모든 물질이 왜 불에 닿으면 변하는지, 평범한 반죽이 왜 토르티야가 되는지, 불 같은 사랑을 겪어보지 않은 가슴은 왜 아무런 쓸모도 없는 반죽 덩어리에 불과한 것인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세 자매가 첫 영성체를 받던 날을 가방 안에 밀어 넣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베일과 책, 성당 밖에서 찍은 사진은 잘 들어갔지만, 나차가 그들을 위해 준비해서 식이 끝난 후 친구들과 맛나게 먹었던 타말과 아톨레의 맛은 잘 들어가지 않았다. 또 색색 가지 살구 씨는 잘 들어갔지만,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 놀던 때의 웃음소리와 호비타 선생님, 그네, 헤르트루디스의 방 냄새, 방금 만든 초콜릿 냄새는 잘 들어가지 않았따. 그렇지만 마마 엘레나의 매질이나 꾸중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티타는 혹시라도 그것들이 몰래 숨어들어 갈까 봐 급히 옷가방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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